[개운-紙說] 때를 아는 지혜, 봄 들판에서 배우는 부지런한 정진

편집국 / 2026-04-05 12:00:12
-선한 인연과 함께하는 수행, 공덕을 키우는 삶의 길
-게으름을 경계하고 정진을 권하는 '법구경'의 메시지

 불자 여러분, 

춘분과 곡우 사이, 하늘은 맑고 땅은 따뜻해지는 청명의 시절입니다. 들녘의 농부들은 겨우내 굳었던 논밭둑을 고르고, 물길을 트며 가래질을 시작합니다. 이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준비의 시간입니다. 이때를 놓치면 곡우에 못자리판을 마련하는 일도 늦어지고, 한 해의 결실 또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수행자의 길 또한 이와 같아, 때를 알고 준비하는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게으른 이는 죽은 것과 같고, 부지런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한 이는 살아 있는 것과 같다.” 이 말씀은 수행에 있어 부지런함이 곧 생명과 같음을 일깨워 줍니다. 농부가 제때 밭을 일구지 않으면 수확을 기대할 수 없듯이, 마음을 닦는 일 또한 때를 놓치면 번뇌의 잡초만 무성해질 뿐입니다.

 

청명의 들판에서 농부는 먼저 땅을 고르고, 물길을 바로잡습니다. 이는 씨앗을 뿌리기 전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화엄경'에서는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설(說)합니다. 

 

우리의 마음밭이 거칠고 흐트러져 있다면, 그 위에 어떤 좋은 씨앗을 뿌려도 제대로 자라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먼저 자신의 마음을 고르게 다스려야 합니다.

 

또한 농부는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미리 일꾼을 구해 함께 일을 합니다. 이는 인연과 협력의 지혜를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증일아함경'에서는 “선한 벗은 수행의 절반이 아니라 전부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좋은 인연과 함께할 때, 우리의 수행 또한 더욱 깊어지고 바른 길을 잃지 않게 됩니다.

 

불자 여러분, 지금 이 시절은 단순히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에게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묻는 시간입니다. 혹여 마음속에 미루어 둔 수행은 없는지, 게으름으로 인해 놓치고 있는 인연은 없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늘 하지 않은 일은 내일의 짐이 되고, 지금 닦지 않은 마음은 훗날 더 큰 번뇌로 돌아옵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생각을 잘 다스리면 천 가지 근심이 사라진다”고 하셨습니다. 이 한 생각을 바로 세우는 일이 곧 수행의 시작이며, 모든 공덕의 근본입니다. 

 

농부가 밭을 일구듯, 우리는 매일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그 위에 자비의 씨앗을 뿌리고, 인내의 물을 주며, 지혜의 햇살로 키워야 합니다.

 

청명의 맑은 하늘 아래에서 농부가 땀을 흘리듯, 수행자 또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결과를 서두르지 말고, 과정을 소홀히 하지 말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할 때, 때가 되어 반드시 지혜의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불자 여러분, 이 봄날의 귀한 시절을 헛되이 보내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수행의 때이며, 지금 이 자리가 곧 도량입니다. 부지런한 농부가 풍년을 맞이하듯, 부지런히 정진하는 불자는 반드시 공덕의 결실을 얻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늘 여러분의 삶과 마음밭 위에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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