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부족 공포' 전방위 확산...게임·PC·가전 줄줄이 비명

이동훈 기자 / 2025-12-11 14:33:53
AI 서버가 빨아들이는 메모리 수요, 범용 D램 공급 공백 심화
원가 급등·PC·가전 출고가 인상 검토, 산업계 재편 가속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산업계 전반에 ‘D램 공포(D–Panic)’가 확산하고 있다.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서버용 D램 쏠림 현상이 심해지며 범용 메모리 공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졌고, 그 충격은 게임 콘솔·PC·스마트 가전·자동차 전장 등 소비재 산업까지 도미노처럼 번지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업종은 게임 콘솔 시장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닌텐도는 12월 들어 시가총액 약 140억 달러(약 20조6천억 원)가 감소했다. 차세대 콘솔 ‘스위치2’에 탑재되는 12GB D램 가격이 4분기 들어 40% 이상 상승하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오르면서 생산 원가가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닌텐도는 제품 가격 조정 또는 수익성 저하를 감수하는 대응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닌텐도 스위치' [사진=픽사베이]

PC 및 가전 업계 역시 유사한 부담을 겪고 있다. HP, 델 등 글로벌 제조사들은 부품비 상승에 대응해 내년부터 순차적인 출고가 인상을 검토하거나 시행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서버용 D램 공급 우선 배정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전환이 범용 D램 공급 축소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용 제품군의 메모리 조달이 점차 어려워지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AI 서버 확산은 메모리 수요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AI 서버 한 대에는 일반 서버보다 5~10배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며, GPU·ASIC 등의 칩셋에 탑재되는 D램·HBM 용량도 연 20~30%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 현상이 아니라 2026년까지 이어질 중장기 트렌드로 보고 있다. HBM4와 HBM3E 등 차세대 제품의 생산라인 확충으로 범용 D램 증설이 지연되고 있어, 공급 부족 상황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메모리 제조사들은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KB증권은 보고서에서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가격 상승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026년 반도체 업종의 주요 투자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산업 전반에서는 AI 중심의 반도체 수요 구조가 고착되면서, 전통 제조업의 조달 우선순위가 낮아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AI 관련 수요가 지속되면 일부 제조업은 공급망 경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D램 공급 불균형은 특정 업종을 넘어 제조업 전반의 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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