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수소·태양광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진입 본격화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한국 건설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단순한 시공 중심의 산업에서, 에너지·환경·첨단기술을 융합한 ‘에너지 인프라 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플랜트 기업들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기술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플랜트 산업이 도로와 항만, 빌딩 등 물리적 인프라 중심의 성장 구조에서 ‘에너지 효율’과 ‘환경 지속성’을 중시하는 산업 구조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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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GVH SMR 파트너십 체결식 모습. 왼쪽부터 제이슨 쿠퍼 GVH SMR 부문 CEO, 오세철 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 마비 징고니 GE Vernova 전력 부문 CEO, 김정은 삼성물산 원전영업팀장. [사진=삼성물산] |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시공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과 금융, 에너지 솔루션을 융합한 ‘지속가능 인프라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은 원자력·수소·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으며, ‘탈(脫)건설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효율성이 높고, 지역 단위 분산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력망 재편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80여 개의 SMR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약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삼성물산이 미국 GE히타치(GVH)와 손잡고 SMR EPC(설계·시공)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루마니아 SMR 사업에는 FEED(기본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며, 2030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핵심 제작 파트너로 참여하며, 한국형 SMR 기자재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단순 하도급 시공 단계를 넘어, 글로벌 원전 시장의 ‘설계 주체’로 이동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수소 산업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또 다른 축이다. 국내 EPC 기업들은 수소 생산·저장·운송을 포괄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발전사 중심의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만 살랄라(Salalah) 지역의 그린수소 프로젝트 FEED 단계에 참여하며, 수소 생산 인프라에서 발전 연계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태양광 시장도 재편이 빠르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솔루션, SK에코플랜트 등은 중동·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소 건설과 운영 사업을 병행하며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을 ‘에너지 인프라 경쟁의 시대’로 본다. SMR, 수소, 태양광 등에서 글로벌 협력과 기술 표준을 선점하는 기업이 곧 차세대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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