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노이슬 기자] 장애인이 '성범죄 사건'에 휘말렸다. 그를 어릴 적부터 돌본 신부는 '장애'를 이용해 선처를 바라고 면죄부를 주려한다. 사건 현장일 목격한 청소년 쉼터 소장은 동정심으로 장애인을 감싸려는 신부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두 사람. 하지만 모두 진실을 밝힐 인과관계에는 관심이 없다. 장애인에 쏟아지던 따스함은 한 순간에 비수가 돼 아프게 꽂힌다.
'돌멩이'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범죄자가 된, 한 순간에 비난의 대상이 된 8살 지능의 석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몸은 30대지만 지능은 8살인 석구. 석구는 마을 사람들이 가족처럼 아끼고 돌보는 아이다. 그런 시골 마을에 아빠를 찾으러 온 가출소녀 은지가 등장했다.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던 은지는 소매치기범으로 몰리고, 그런 은지를 유일하게 석구가 믿어주며 둘은 친구가 된다.
아빠를 찾아다니던 중 아빠의 죽음 소식을 뒤늦게 들은 은지는 사실을 부정한다. 석구는 "은지 아빠 죽었다"고 계속 말한다. 결국 둘은 싸운다. 그러던 중 은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석구의 정미소를 찾았다. 석구는 연락이 되지 않았고 혼자 정미소에 들어간 은지는 감전사고를 당한다. 석구는 쓰러진 은지를 방으로 눕히고 그의 옷을 벗겼다. 이 모습을 은지를 찾아나섰던 청소년 쉼터 소장이 목격하게 됐다. 석구는 '성범죄자'가됐다.
8살 지능 석구는 '문장'으로 말을 완성하지 못한다. 단어 하나도 더듬거리면서 말하기 어려운 그가 피의자로서 자신의 억울함을 증명할 길은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픈 은지를 걱정하는 것과 그리워하는 것, 강물에 돌이나 던지며 속상한 마음을 달랠 뿐이다.
'석구'는 김대명의 인생캐가 될 전망이다. 대사가 많지 않은 석구를 표정과 눈빛으로 대변했다. 걸음걸이 하나까지 완벽하게 석구로 분한 김대명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석구와 친구가 된 은지는 전채은이 분했다.
2017년 다양성 영화 신인배우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합격한 전채은은 다섯명의 성인배우와 함께 합격한 유일한 아역배우다. 20살 이상 차이나는 김대명과 '절친 케미'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숨죽여 우는 연기까지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다.
송윤아와 김의성은 오랜 인연을 맺은 쉼터 소장과 성당 신부로 분했다. 송윤아는 상처 받은 아이를 보듬고, 불의에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으로 10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반가움을 안긴다. 김의성 역시 무게감 있는 연기로 송윤아와 대립되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정식 감독은 '돌멩이'를 석구를 향한 마을 사람들의 비난에 비유했다. 이런 비난을 받으면서 석구가 저항의 의미로 '돌'을 던지는 것 또한 '돌멩이'로 표현했다.
감독은 자칫 자극적일 수 있는 장면들은 묵음 처리를 하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소리하나 없지만 사건현장을 목격한 송윤아의 절규는 심장 깊숙히까지 와닿는다. 또 사건 발생 후에야 가출한 딸을 찾아오는 부모를 통해 '가출청소년'을 향한 부모의 무심함을 지적한다.
영화는 보는 내내 가슴을 치게 한다. 석구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장애'를 이용해 면죄부를 받고자 하는 신부. 그는 결코 석구에게 찍힌 '범죄자 낙인'은 지울 수 없고 도울 수도 없다.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석구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결국 성직자도 장애인이라는 '편견' 앞에서는 '믿음'이 아닌 '동정심'을 발휘한다는 현실이 씁쓸함을 안길 뿐이다.
김대명의 인생연기, 송윤아, 김의성, 새로운 얼굴 정채은까지 연기신들의 앙상블이 이뤄낸 따스하지만 날카로운 영화 '돌멩이'는 12세 관람가. 상영시간은 107분. 개봉은 10월 15일이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