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200원 SPC 앞세운 메리츠증권, 고려아연 일가 '우회 대출' 논란

이필선 기자 / 2026-04-17 18:28:17

[HBN뉴스 = 이필선 기자] 메리츠증권이 고려아연 지분 2%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본금 1200원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내세워 ‘편법 금융’을 설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메리츠타워. [사진=메리츠금융지주]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피23파트너스'라는 비등록 유동화 SPC를 통해 베인캐피탈이 보유하던 고려아연 지분 약 2%(5140억원 규모)를 인수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이 SPC는 설립 자본금이 단돈 1200원으로 개인 2명이 각각 600원씩 출자해 만든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 SPC는 메리츠증권 등으로부터 자본금의 약 4억 7000만 배에 달하는 5693억 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과 사모사채로 조달했다. SPC가 거액을 빌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려아연 지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메리츠증권은 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 비율(140~160%)을 훌쩍 넘는 300%의 담보유지비율을 설정했다. 이를 맞추기 위해 최 회장을 포함한 일가 개인 주주 11명이 자신들의 고려아연 주식 62만 주 이상을 담보로 제공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300%라는 과도한 담보 요구는 메리츠증권이 SPC의 신용을 전혀 믿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최 회장 일가가 SPC 보유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확보했다. 주가가 오르면 개인이 수익을 독점하고, 내리면 개인 담보가 처분되는 구조다. 거래에 따른 위험과 수익이 모두 개인에게 귀속된다. 

 

자본시장법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증권사)는 개인의 지배력 확대나 사적 이익을 위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번 메리츠증권의 설계를 규제 회피를 위한 편법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정식 조사가 불가피할 수 있다"며"형식만 빌린 ‘우회 개인 신용공여’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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