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 소재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이 생존 열쇠"
[HBN뉴스 = 박정수 기자]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가 한계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했지만, 산업 전반의 ‘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화학 산업의 기초 재료인 에틸렌 등 기초유분의 글로벌 공급 과잉 규모가 워낙 방대해, 일부 공장 폐쇄만으로는 단기간에 업황 반등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및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S&P Global)의 전망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전 세계 에틸렌 순증설 규모는 연평균 약 1148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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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
반면 같은 기간 연평균 에틸렌 수요 증가량은 684만 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쏟아지는 공급량이 시장의 수요를 두 배 가까이 압도하는 셈이다. 2028년에 접어들어서야 순증설 규모가 수요 증가량을 밑돌며 가동률이 미미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예상되는 설비 폐쇄의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S&P 글로벌은 기존에 발표된 폐쇄 계획 외에 향후 취소나 지연 가능성이 높은 설비들의 추가적인 구조조정(2028년까지 526만 톤 합리화 가정)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전체 사이클의 회복 시점을 유의미하게 앞당기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력한 추가 합리화를 단행해도 전 세계 에틸렌 설비 가동률은 기존 전망치 대비 1.0~1.5%포인트(p)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개별 기업 차원의 가동 중단이나 매각만으로는 거대한 글로벌 공급 과잉의 파고를 넘기 힘들다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방증한다.
각국에서 강도 높은 한계 사업 정리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올레핀(Olefin) 계열 범용 제품들의 공급 과잉 기조는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계의 장기적인 생존 전략 역시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과거 호황기를 이끌었던 나프타분해설비(NCC) 기반의 범용 화학제품 대량 생산 체제로는 더 이상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가 마주한 혹독한 시기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양적 팽창에 의존하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적인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범용 제품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상대적으로 수급 밸런스가 양호해 자체적인 펀더멘털 개선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특화 소재(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하는 것이 생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에서 설비 폐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음에도 에틸렌, PE, PP 등 올레핀 계열의 공급 과잉 구조는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결국 전통적인 나프타분해설비(NCC) 위주의 범용 사업보다는 스판덱스나 합성고무 등 수급 밸런스 개선이 뚜렷한 스페셜티(특화)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 중심으로 산업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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