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수주전 본격화...LS·효성·HD현대·대한전선 경쟁

이동훈 기자 / 2026-04-17 15:51:32
12조 HVDC 시장 격돌...'인터페이스 리스크' 변수로 부상
해저망부터 AI 데이터센터 잇는 '통합 인프라' 역량 관건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총 사업비 12조 원 규모의 국가 핵심 전력망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둘러싸고 국내 전력기기 기업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완공 시점이 2030년으로 앞당겨지면서, 대용량 HVDC 기술력과 공기(工期) 안정성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 핵심 전력망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둘러싼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사업비 12조 원, 그중 변환 설비에만 약 5조 원이 투입된다.  
 

 에너지 고속도로 플랜 [자료=국정기획위원회]

단순한 송전망 확충을 넘어 국가 첨단 산업(AI·반도체)의 생명줄을 연결하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히 정부가 완공 시점을 2036년에서 2030년으로 대폭 앞당기면서, 이번 수주전의 승패는 ‘대용량 전압형(VSC) HVDC 기술력’과 ‘조기 완공을 담보할 수 있는 시공 안정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끌어오기 위해 필수적인 HVDC 시장을 두고 경쟁사들은 저마다의 뚜렷한 전략을 꺼내 들었다.

먼저 효성중공업은 ‘순수 국산화’를 통한 기술 주권 확보라는 강력한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실계통 운영 실적을 쌓은 저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번 사업의 핵심 규격에 맞춘 2GW급 대용량 기술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체 R&D를 통해 기술 독립을 이뤄내겠다는 포부이다.

이에 맞서는 HD현대일렉트릭은 자체 개발의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속도전’을 택했다. 세계 1위 전력망 기업인 스웨덴 ‘히타치에너지(Hitachi Energy)’와 손을 잡고 글로벌 생태계를 지렛대 삼아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3대 HVDC 기업 중 하나인 ‘GE 버노바(GE Vernova)’와 손잡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역량을 수혈받는 영리한 행보를 택했다. 여기에 부산 초고압 변압기 전용 공장에서 핵심 설비를 직접 생산하는 체계를 갖춤으로써, 글로벌 기술력과 국내 제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완성했다.

마찬가지로 대한전선 역시 충남 당진공장 등을 거점으로 생산 인프라를 가동하며 수주전에 대응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당진해저케이블 2공장 1단계 건설에 약 5000억 원을 투입하고, 시공 전문법인 ‘오션씨엔아이’와 대형 포설선 ‘팔로스호’를 활용해 시공 및 엔지니어링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전의 최종 향방이 단일 기기의 기술력을 넘어 ‘해저망 전체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220km에 달하는 해저 구간을 2030년까지 촉박하게 완공하려면 케이블 제조, 해양 시공, 변전소 구축이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업체 간 협업 지연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인터페이스 리스크’는 곧 치명적인 공기 지연으로 이어진다.

이 지점에서 LS일렉트릭의 수직계열화 구조가 사업 수행 측면에서 일정 부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저케이블을 담당하는 LS전선과 해양 시공을 맡는 LS마린솔루션 등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제조·시공·변전 등 주요 공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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