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국민 10명 중 8명 "위약금 면제" 요구...고객 대탈출 코앞?

이동훈 기자 / 2025-05-26 13:09:00
정부, 6월말 민관 합동조사 결과 발표 앞두고 업계 긴장
SKT 이용자 43% '타사 이동 고려'…업계 최하위 추락 각오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최근 SK텔레콤(SKT)의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태로 인해 국민 10명 중 8명이 “SKT는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가운데, SKT 이용자 중 2명중 1명이 타 통신사로 이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맞물려 오는 6월 말로 예정된 정부의 위약금 면제 여부 조사 결과에 통신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제보팀장의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2%가 ‘회사의 귀책사유가 있을 때는 위약금을 면제한다는 약관에 따라, 가입자가 해지를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피해 사실이 확인된 가입자만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13.8%, ‘과거 KT·LG유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와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T 이용자 중에서도 74.2%가 위약금 면제에 찬성했으며, KT(73.3%), LG유플러스(82.9%), 알뜰폰(83.9%) 이용자도 높은 동의를 보였다. 이는 통신사 구분 없이 SKT의 위약금 면제 요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SKT 이용자 43.3%가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해 타 통신사로 이동을 고려 중이라고 답해, SKT의 시장 지위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SKT의 소비자 만족도는 해킹 사고 이전 통신 3사 중 1위에서 현재 3위로 추락했으며, 통신사 변경 의향률은 3위에서 1위로 급등했다.

◆ 정부 조사 결과에 업계 ‘지각변동’

정부는 SKT가 자사 약관에 명시된 ‘귀책사유 발생 시 위약금 면제’ 조항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며, 6월 말 민관 합동 조사단의 결과 발표를 예고했다. 만약 SKT의 책임이 명확히 인정될 경우, 위약금 면제뿐 아니라 행정명령 등 강도 높은 처분도 가능하다.

SKT는 위약금 면제 시 최소 2500억 원, 최대 7조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유영상 SKT 대표는 “해킹 사건 이후 약 25만 명이 이탈했고, (위약금 면제시) 최대 500만 명까지 이탈할 수 있다”며 “매출 감소까지 감안하면 3년간 총 손실 규모는 7조 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 업계 1위 지위 '흔들', 회사 "신중한 대응" 


이번 사태로 SKT의 업계 1위 지위는 이미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이탈한 가입자가 23만 7천 명에 달하며, 이탈률이 전월 대비 87% 급증했다. 신규 가입 중단 조치까지 겹치면서, SKT의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KT가 SKT를 제치고 22년 만에 통신업계 1위에 오르는 등 SKT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적 분노와 불신, 대규모 고객 이탈, 그리고 위약금 면제 압박까지 겹친 SKT는 6월 말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업계 1위에서 어느 정도 추락을 각오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통신업계 전체가 이번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SKT 관계자는 하비엔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 조사 결과와 법률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